약속
임명자
엄마 나 또 올께
주차장까지
굽은 허리 끌고 나와
손을 흔들던 그녀에게
건낸 말 한마디
창문이 내려가도
광대미에 내리 앉은
팔자주름으로
먼 길 가는 딸랑구 지켜보던
그 모습이 안개마냥 흐릿하다
마냥 어린아이였던
거울속에 나는
10원짜리 한장 끔찍히 아끼는
아줌마로 자랄 때
당신도 자라고 있던걸까
늙어가고 있던걸까
주름진 손으로 끓이는
달래국 한 그릇 생각나는 밤
"시금치 가져가"
"매실 담궜는데"
스팸문자 보다
자주 출석하던
잠시 잊었던 그 이름
가야지, 내일은 꼭 가야지
수백번 다빔해도
매번 어긋나던 약속
늦어서 미안해
지금갈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