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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글나라편지쓰기대회 최우수상(어린이부)
제 108호 소식지

나루누나에게


나루누나, 안녕? 난 바다가 없는 산촌마을에 사는 최예준이야.

지금은 코로나19로 수영장도 못가고, 여행도 못가서 주말에 책을 읽다가 누나를 만났어. 사실 나는 승부욕이 무척 강해서 부끄러워 못하겠다가도 상이 걸리거나 친구를 이겨야겠다고 생각하면 열심히 하는 경향이 있거든. 이런 나를 위해 엄마가 “경쟁은 다른 사람이 아닌 어제의 너와 경쟁하는 것이 좋단다.” 라고 자주 말씀하셔.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즐기면서 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나루누나, 그런데 누나는 정말 열심히 노력을 해서 어제의 누나보다 늘 성장했다는 것이 느껴졌어. 남보다 먼저 수영장에 가서 연습을 하고, 조금 불리한 신체조건에도 정말 최선을 다하더라. 어쩌면 누나가 초희 누나에게 경쟁의식 느끼는 것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가능했을거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욕심도 시기심도 생길 수 있잖아. 초희 누나의 수영복도 사실 얼떨결에 훔치게 된 것이고, 아무도 몰랐을 때 누나가 제대로 사과 못했다고는 했지만 수영복 돌려주었을 때 사실 나는 엄청 놀랐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양심 때문에 힘들어 했겠지만 인정하는 것은 엄청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결승전에서  잘못에 대한 용서로 기권한다고 하면서 결국 초희 누나에게 수영복에 손댄 것에 대해 상황을 설명하고 용서를 구했을 때 난 누구보다도 누나를 응원했어. 그건 정말 용감한 거야. 누군가 앞에서 자신의 감추고 싶은 것을 드러내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하거든.

초희누나가 부적 같은 것이 아니라 정말 실력으로 나루누나 이기고 그 다음에 용서한다고 했을 때, 누나가 부러웠어, 정말 멋진 친구를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거든.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정말 멋진 친구이자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기회를 주는 친구잖아.

사실 나도 2살 때 다닌 어린이집부터 지금까지 늘 함께했던 친구가 있어. 지금 우리반 친구는 3명밖에 없는데 그 친구가 좀 더 큰 학교로 전학을 갔어. 그 친구가 없는 학교생활을 생각해보지 않았다가 떨어지니 사실 실감이 안나. 그 친구가 누나에게 초희누나처럼 나에게는 늘 함께해주고, 서로 칭찬해주었던 멋진 라이벌이자 친구였다는 것을 알았어. 그래서였을까 책을 다 읽었을 때 그 친구의 얼굴이 떠올려지더라고.

나루누나, 결국 2등을 했지만 누나는 그 어떤 때보다 행복했었지? 사실 부끄럽지만 나는 내 친구가 1등 하면 늘 시샘했어. 작년 5월 코로나19로 가족 방구석 체육대회를 줌으로 가족 게임 하는데 내 친구 가족이 3등 상을 받았어. 나는 떨어졌는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1등에 우리가족 이름이 불려졌어. 그 때 바로 엄마 전화기가 울리더니 “예준아, 정말 축하해.” 친구가 말하는데 그 친구 목소리는 너무 기뻐서 축하해주는거야. 난 내 친구 가족이 3등이었을 때 나는 떨어졌다 생각해서 축하한다고 전화해줄 생각을 못했는데... 그래서 엄청 부끄러웠어. 그리고 엄청 미안해졌어.

난 아직도 진심있게 하는 축하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 하지만 이제는 내가 1등이 아니더라도 친구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려고 노력하려고 해. 누나, 나도 누나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으려고. 그리고 누나에게 초희누나가 있었던 것처럼 나에게 늘 나를 축하해주고 응원해준 호림이라는 내 친구에게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편지를 쓰려고 해.

이 책도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자고 그 친구랑 매일 같은 쪽수의 책을 읽으면서 “오늘 어디까지 읽었어?” 이렇게 점검하며 같이해주었거든. 나도 이런 소중한 친구가 있음을 누나에게 자랑하고 싶어. 누나의 솔직하고 멋진 이야기 들려주어서 고마워. 늘 누나를 응원할게.

그럼 안녕.

2022년 4월 24일

더 멋진 내가 되기를 바라는 예준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