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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글나라 독서감상문대회 일반부 우수상_있는 그대로, 우리
제 105호 소식지
있는 그대로우리-'그냥, 사람'을 읽고

'그냥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딱히 뭐라고 이야기하기 뭐할 때굳이 이유를 대기 귀찮거나 어려울 때
쓰는그냥이라는 말가볍고 쉽게 쓸 수 있는 말이라 생각했던 그냥이 이렇게 많은 의미와 무게를 가지고 
있다니그것도 사람이라는 말 앞에 쓰여진 그냥은 품고 있는 의미도댓가도조건도 너무 많았다새삼
그냥이라는 말이 그 어떤 단어보다 무게감이 느껴져 이제는 함부로 쓰기도 어려워졌다.

그냥사람이라는 책 속에는 여러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가 있다소위 약자라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막상 
마지막 책장을 덮고 보니 그들이 약자인게 아니라약자와 그렇지 않음을 구분 지은 사람들이 그저 편의에 의해
그들을 약자라 지칭했던 것은 아닌가 싶었다약자라 구분짓고 의도치 않게 편견을 갖고그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거나 그들을 보살피는 일을 사회적 지출을 요하는 일이라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학창시절 부터 장애인에 대한장애인 차별에 관한 교육을 충분히 받아왔다고 생각했다장애인이라 하면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 능력이 원활하지 못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람들을 말하는데그들에 대한 편견을 갖으면 안되고그들 역시 사회의 구성원이기에 그들이 차별을 받으면
안된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바이다하지만 정작 그들이 사회 어느 부분에서 차별을 받는지까지 알려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공감과 배려보다는 동정에 가까운 감정이어야 할 
것처럼 교육을 받아왔던게 사실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은 교육이 부족해서가 아니라생활에 그렇다할 불편함이 없기에
그들의 눈높이에서 불편함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가 아닐까비장애인은 장애인들이 꿈꾸지도 못할
자유를 맘껏 누리면서도(그것도 아무런 노력이 없이 단지 장애가 없다는 이유로장애인의 편의를 위한 작은 
불편조차 장애인의 탓으로 돌리는 행태가 가슴 아팠다작은 불편에도 얼굴을 붉히며 그들을 격리하고 가두는
등의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기도 한다특히 지하철 리프트에서 추락사고로 돌아가신 장애인에 관한 이야기에서
최고조에 이른다리프트 사용미숙이 아닌 단지 호출 버튼이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게 설치되지 않은게 
이유였다호출 버튼 하나 누르려 했지만결국 죽음을 호출하고 말았던 사건이다.

비장애인들은 별수고없이 당연히 받는 것들을 어떤 사람들은 평생 싸워서 얻어야 한다니그렇게 싸워서라도 
얻어지는 그 권리를 자신이 자신을 위한 싸움의 전리품이라 생각하면 세상 이 보다 잔인한 전리품이 있을까?

자신의 억울함답답함불편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이면을 보자니 본인들이 겪은 장애재난으로 인해 또 
다른 사람들이 같은 슬픔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있다우리가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그들은 단지 자신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나 보다 너그리고 
다음 세대에는 본인이 겪은 아픔과 불편함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인것이다그럼에도 우리는 다수의 편의를 위해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아무리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으니 그들은 자신의 유서를 가슴에 품는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살고 있다.

장애가난여성 말고도 우리가 보듬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재난으로 마음에 상처 하나씩 담고 있는 
사람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세월호참사그리고 백준기님피해자나 남은 유가족들에게는 이미 
잊을 수 없는 아픔을 남겼지만 그들의 억울함이라도 풀어줘야 하지 않을까진정한 공감이 없이 피해자의 
아픔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고통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도 모르면서 함께 슬퍼하고그들을 위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앎은 앓음이다아는 것만으로도 충족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앎으로 멈춘다면 과연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것일까차마 알 수도 없었던 것을 알게 해준 면에서 작가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그리고 알게 
된 누군가의 이야기가 그냥 앎으로 끝나지 않고 그들의 노력과 그들의 간절함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우리 
사회가 되길 바란다그들의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눈이 없다면 적어도 그들이 하는 이야기을 들을 수 있는 
귀와그들의 이야기에 흔들리고 공감하는 따뜻한 마음쯤은 가지고 가자우리 사회는 피아노로 아름답게 
연주 하는 사람도 필요하고그 연주를 듣고 박수를 쳐줄 관객도그리고 피아노가 최상의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피아노를 고치고 조율해 줄 사람도 필요하다그럼 우리는 과거보다 미래에 좀 더 아름다운 소리를 오랫동안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나도 너처럼 뭐든 하고 싶어가 아니라 우리 모두 뭐든 함께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작가는 
‘I miss you’라는 말을 인용하며 내 존재에서 당신이 빠져있다면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필요하다라고 말하고 있다우리 사회에서 그들의 존재가 빠져있다면 우리 사회 역시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단순히 나와 너가 아닌 한 명 한 명의 사회 구성원과 그렇게 모인 우리 사회에 
빗대어 생각해보니 그냥내 곁에 있는 모든 생명 있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껏 그들의 삶을 모르고 지내왔다는 미안함과 그나마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그들의 아주 얕은 이야기었다는
것에 책임을 느낀다나의 작은 공감이 우리 모두의 공감이 되고이로 인해 하나씩 변화를 일으켜 그들의 
외로운 싸움이 멈추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