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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글나라 독서감상문대회 어린이부 최우수상 _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제 102호 소식지

사람들 모두가 편견이나 차별 없이 평등하게 살 수는 없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이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사실 내 머릿속에서 몇 초 만에 제시한 답은 '없다'였다생각하기조차 어려운 예전부터 여러 방면의 소수자들은 항상 차별받으며 살아왔다차별'했던사람들에게 왜 그랬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을 할까그들은 죄가 없다차별을 하는 것에 대한 타당한 근거와 이유도 없다그렇게 편견은 논리적인 근거 없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은 뿌리를 내렸나 보다.

  대표적인 예가 독일인과 유대인이다당시 독일은 빚더미에 눌러앉아 있는 최악의 상태였고사람들의 불만은 점점 커져만 갔다이때 아돌프 히틀러가 등장했다그는 독일인들을 단합시키려면 미워할 상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독일인들의 순수하고 우월한 피에 유대인의 피가 섞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고그의 현란한 말솜씨와 교묘한 거짓말에 속은 독일인들은 그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유대인들을 마구잡이로 학살하기 시작했다.

  너무나 많은 유대인이심지어 어린아이까지도 이 사건 때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했다어떻게 한 사람이 다른 똑같은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는 이유 없이 차별당하며 가족끼리 뿔뿔히 흩어져 고통스러운 인생을 살았던그중 대다수는 수용소에 갇혀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유대인과 자신들이 최고라고 믿었던 독일인이 평등해진다.

  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이 책을 읽었다제목으로 봐서는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내용이 궁금했다표지나 제목이 매혹적인 것도 아니고내가 보통 좋아하는 놀라울 만큼 두꺼운 책도 아니었지만 이 책은 그 어떤 책보다도 더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치 밑에서 일하는 장교의 아들인 독일 소년 브루노는 우연히 똑같은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사람들이 잔뜩 사는 곳을 발견하고철조망 너머로 유대인 소년 쉬미엘을 만나 친구가 된다그는 친구와 놀고 싶어서 유대인처럼 변장해 철조망 아래로 기어들어 가지만 결국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이한다소중한 친구 쉬미엘의 손을 꼭 잡은 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브루노와 쉬미엘은 겨우 아홉 살이었고, 죽기에는 너무 어렸다. 그들 말고도 무수히 많은,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많이 아팠다. 브루노의 아버지처럼 나치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다 자식이나 가족이 있었을 텐데. 브루노 또래의 아이를 어떻게 죽일 수 있었을까. 

 수용소로 잡혀가지 않기 위해 고분군투하며 좁은 은신처에 몇 년간 숨어 있어야 했던 사람들. 그러지조차 못하고 가족과 뿔뿔히 흩어져 차례차례 죽임당한 사람들. 그 사람들도 원래는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독일 사람들이 그 모든 것을 다 앗아가 버렸다.

 사람들이 어떻게 히틀러의 말을 그렇게 굳게 믿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그의 말솜씨가 6백만명을 희생시킬 수 있을 만큼 좋았을까. 어디에도 의지할 곳이 없는 유대인들의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가장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싶었던 아이는 쉬미엘이었지만, 브루노도 참 용감했다. 그는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아버지를 무척 존경하며 그가 그렇게 나쁜 짓을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점점 브루노는 사람들이 쉬미엘 같은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쉬미엘과의 우정을 포기하지 않았고, 쉬미엘을 진심으로 좋아했다. 마지막에 죽을 때 까지도, 브루노는 쉬미엘의 손을 놓지 않았다.

 순수한 어린아이였기에 그당시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았던 유대인을 깨끗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사람들이 쉬미엘 같은 사람들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도 용감하게 계속 그와의 우정을 지켰던 브루노처럼, 우리 모두가 소수자들을 편견과 차별 없는 맑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홀로코스트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다시는 무고한 어린이들이 희생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