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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글나라독서감상문대회_어린이부 최우수상
제 77호 소식지

- ‘못다 핀 꽃을 읽고 나서 -

 

정원준

 

  여러 추천 도서들 중,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요즘 우리에게 또 다른 파렴치한 만행들을 저지르고 있는 일본에 대해 강한 저항심이 들었고, 지금도 여전히 반성하지 못하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더럽히고 상처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통해서라도 피해 할머니들께서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해 나가시는 모습을 보고 싶었고, 마음으로나마 응원하고 싶었다.

 

  얼마 전, <아이 캔 스피크>라는 영화를 엄마와 함께 본 적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께서 용기를 내 그들의 지난 만행들을 고발하고 당당하게 법정에 서신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사실은 감동에 앞서 슬픔과 분노,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였던 거 같다. 영화를 통해 아직은 어린 내가 이해하기 힘든 내용에 대해서는 엄마께서 알기 쉽게 잘 설명해 주셨기 때문에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거 같다.

 

  할머니들의 피해와 상처를 알기에 이 책을 펼치기 전, <못다 핀 꽃>이라는 제목에서부터 가슴이 아파왔다. 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만 마음의 상처는 그 크기만큼 지우기 힘들다고 한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아팠던 순간과 직면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마도 아주 힘들고 고통스럽기에 큰 용기가 필요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작가님이 할머니들의 훌륭한 미술 선생님이 되어 주셔서 그림을 통해 수십 년간 덮어두고 곪아버렸던 상처들을 마주하고 치유할 수 있었던 거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시거나 주저하시거나 꺼려하시는 등의 소극적인 반응들을 보이셔서 과연 그림으로 할머니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괜스레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곧 내 걱정과는 달리 할머니들은 새로운 도전과 고통스러웠던 상처에 대한 용기를 내셨고, 마음의 문을 열어 주셨다.

 

  시작은 많이 서툴고,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도 어려워들 하셨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할머니들의 그림에는 그들의 아픔과 한, 평화와 희망이 나타나기 시작헀다. 여러 가지 감정과 상황들에 대해 할머니들은 주로 새를 통해 표현하셨다는데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해왔다. 아마도 과거의 고통스러웠던 시간동안 차라리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가 버릴 수 있다면,,,’하는 생각을 수천 번은 하시지 않았을까?

 

  할머니들의 마음 속 깊은 상처들과 함께 한 이야기들은 그림을 통해 전시되었고,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의 피해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일본의 만행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거 같다. 무엇보다도 그림을 통해 할머니들이 처음 느껴보는 뿌듯함과 자부심, 자신감을 가지게 되셨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뻤고 응원해드리고 싶었다.

 

  반면 할머니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더군다나 일본의 제대로 된 반성과 진심이 담긴 직접적인 사과가 없었음에도 정부에서 마음대로 합의라는 걸 했었다는 사실에 참 어이없고 화가 났다. 하물며 할머니들은 얼마나 분노하셨을까? 7살 내 동생보다도 생각이 없는 행동이며 할머니들께 두 번 상처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지금도 여전히 반성은커녕 피해 할머니들을 모욕하며 이를 빌미로 경제 보복이라는 치사한 행동까지 강행하는 일본이 더 늦기 전에 할머니들께 진심어린 사과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엄마께서 동생과 나에게 늘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다. “누구나 실수나 잘못은 할 수 있지만 반성할 줄 모른다면 용서받을 수도 없다.” 나는 이 말을 일본에게 꼭 해주고 싶다. 또한 남을 속일 수는 있지만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일본이 하루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