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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글나라백일장대회 고등부 최우수상_김연우 [자목련]
제 75호 소식지

자목련

 

                                                                김연우


수의 같은 눈이 덮인 나뭇가지 밑에

움트던 작은 싹 누가 알았을까

위태로이 흔들리던 잔가지 아래

꿈꾸던 밑동을 누가 알았을까


하얀 목련꽃 피워 낸 옆 나무들이

가지를 흔들며 자랑할 때에

조그만 봉오리를 숨기기 바빠

아무 말 못 하던 나무 한 그루


하얀 꽃잎들 다 떨어질 적

외로워진 봄을 달래 주려고

봄 햇살처럼 눈부신 붉음을

하늘 향해 조용히 피워 올렸던가


긴긴 겨울 꽃망울 속에 몸을 욱여넣고

회초리 같은 장대비 맞으며

멍든 채 피어도 내색 않는

자목련의 아름다움을 보라,

이 필연적인 기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