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끝이 없다더니...,
나에게도 그런 일이 다가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 나는, 나름 열심히 수업 교안을 만들고, 수업 자료들을 만들면서 매 수업 시간마다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들을 마주 대하며 지내왔다.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독서지도사’ 공부를 한 번 해 보라는 권유를 받은 지 벌써 몇 해나 지났는지? 잘 헤아려지지는 않지만, 꽤 오랜 시간 마음속으로만 꿈꾸어 왔던 시간들을 ‘이 번 만은, 이 번 만은...’이라고 몇 번을 되뇌었는지?
그렇게 잡고, 놓치고, 잡고, 놓쳤던 마음을 다시 바투 잡은 것이 올 4월은 넘기지 않았다.
4월, 5월, 6월, 7월... 그리고 8월의 자격검정평가.
아이들을 만나려면 바쁜 일상의 연속이다.
그런 나의 시간들과 맞물려 짬을 내어 강의를 들어야 하고, 과제를 써야하며 평가에 까지 대비해야 한다 하니 나 스스로도 ‘조금 미룰까?’, ‘다음 기회에 도전해 볼까?’라는 나약한 마음마저 드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의 두 딸들의 얼굴을 보며, 아빠로서 매번 다그쳐 왔던 나의 못난(?) 행동들을 되새겨 보며, 부끄럼 없는 아빠가 되기 위해 마음을 다 잡기도 여러 번이었다.
하지만, 바쁜 중에도 강의를 들으며 몰랐던 부분들을 새로 알게 되는 기쁨을 만났고, 이미 알았던 부분들도 기억 속에 묻혀버려 떠올리지 못했던 나의 아둔함을 일깨우는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 과제를 쓰기 위해 도서관과 서점들을 전전하며 책 속의 주인공들과 즐겁고 아쉬웠던 한 때를 보냈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매 평가 때마다 합격을 할 때면 너무 기뻐 어린애 마냥 펄쩍 뛰기 일쑤였다. 그럴 때 마다 나를 바라보는 두 딸들의 표정이란...
그런 시간들을 뒤로하며 만들어 낸 독서지도사 1급 합격이라는 소식은 그간의 시간들에 대한 너무도 큰 선물이었다.
여느 여름 보다 더워도 참으로 무더웠던 여름이었다.
그 여름 흘린 땀방울 하나 하나가 만들어 준 귀하디 귀한 선물을 나의 가족들과 만끽할 수 있음 또한, 나에게는 참으로 정겨운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