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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글나라독서감상문대회 고등부 최우수상
제 30호 소식지

누구에게나 엄마는 있다 -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안선미

 

나는, 가끔, 아니 자주, 아니 거의 항상, 이런 저런 질문을 던져놓고 혼자 생각해보고는 한다. 돌이켜보면 내용도 참 가지가지다. 예를 들어 ‘사람은 왜 스트레스를 받는 걸까’라거나, ‘왜 자연을 보면 기분이 좋은 걸까’라거나, ‘나는 왜 글 쓰는 걸 좋아할까’라거나. 그리고 한번은 침대에 누워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이라면 꼭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음… 글쎄… 꼭 가지고 있는 것이라… ‘몸’? ‘장기’? 아니, 그런 게 없는 사람도 있지. 그럼 좀 추상적으로, ‘마음’? …아니지. 마음이 없는 사람도 있지. 그, 소시오패스라고 그랬나?  하여간, 그럼 뭐지?  음… 음… 음… …하고, 결국에는 아무런 답도 내지 못한 채 잠이 들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몇 주 후, 나는 한 책을 읽으며 시간이 지나 이미 아스라이 남아있던 그 질문의 답을 낼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이라면 꼭 가지고 있는 것, 바로 우리의 ‘엄마’였다. 엄마. 내가 생각해내고도 꽤 명쾌한 답이라 생각했다. 그렇지 않은가. 신체의 일부분이 부족한 사람이든, 마음의 일부분이 부족한 사람이든, 결국엔 엄마가 없으면 태어날 수 없고, 때문에 우리들은 모두 엄마가 있다. 이 세상 사람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 한 명 한 명을 낳아주신 엄마가 필시 존재하기 마련인 것이다. 또 그렇게 태어나고 나서도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마가 없으면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엄마를 부탁해>.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엄마와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사라져버린 자식들의 이야기를 쓴 소설이다. 소설이랄까, 나는 이 이야기를 ‘소설’이라고, 그저 지어낸 내용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엄마만을 찾는 딸. 자신의 또 다른 가족을 보며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 그리고 엄마, 엄마, 엄마. 아니, ‘어머니’. 책을 읽으며 어머니 생각을 참 많이 했다. 그리고 울기도 엄청 울었던 것 같다.


여느 어머니가 그러지 않겠냐마는, 자식들을 위해 반평생을 바쳐온 책 속의 어머니와 우리 어머니가 그렇게도 겹쳐 보여서 생각이 났었고, 여느 자식들처럼, 결국엔 그런 어머니께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던 책 속의 자식들이 나와 너무도 닮아서, 그리고 죄송해서,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 여전히 나는 어머니께 별다른 표현도, 행동도, 사랑한다는 말도 드리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거란 걸 알지만, 막상 어머니 앞에만 서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내가 지금보다 자라게 된다면, 그땐 진심을 담아 어머니께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못난 딸이라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어머니를 정말 사랑합니다. 라고 말이다. 그때를 기다리며, 지금의 나는 그저 마음속으로나마 누구에게나 있는, 그렇지만 오직 나에게만 있는 하나뿐인 나의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