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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독서감상문대회 고등부 최우수상 - 세상을 변화시킨 어느 미치광이의 꿈
제 20호 소식지

세상을 변화시킨 어느 미치광이의 꿈
- 돈키호테(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나에게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간직해온 꿈이 있다. 하지만 내게 그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문득 책장에 꽂혀있는 한 책을 봤다. <방송드라마 창작론>. <드라마 어떻게 만들 것인가>. 산지 반년이 다 되어가건만, 두 권 모두 채 한 챕터를 마치지 못했다. 내 결론은 ‘아니다’였다. 생각해보면 나는 지금까지 무엇 하나 내손으로 끝마치는 일이 없었다. 워낙 팔랑귀에 오지랖도 넓은 성격이다 보니 친구들 따라 ‘어?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얕은 생각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돈 낭비에 아까운 시간만 날린 일들이 수두룩했다.

 


바로 저 저번 주만 해도, 친구가 영어소설을 번역하는 걸 보고 재밌겠다 싶어서 바로 서점에 들러 영어소설을 사왔지만 두 페이지가

지났을까, 진이 다 빠져 포기하고 만 원 상당의 책 한권을 책장 구석에 영원히 처박아 둔 일이 있었다. 친구들이 하고 있는 그 일이, 자신을 위해 도전하는 그것들이, 그렇게 어렵고, 또 상당한 노력과 끈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뭐든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열정 아닌 자만심에 차있는 탓에 깨닫지 못했었다.

 


책을 읽으며 자주 이런 생각을 했다. ‘과연 나도 오로지 꿈을 위해 내 이름을 버리고 돈키호테가 될 수 있을까’  ‘내 앞에 놓인 시련이 아무리 풍차처럼 크고 빠르게 휘몰아쳐도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을까’ 곱씹어 볼수록 참으로 웃기는 일이었다. 남들 일에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덤벼들면서, 정작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은 아무런 노력도,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아직 꿈도 정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 나는 꿈을 정했으니 그들보다 좀 더 앞서있어’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나였다.

 


그런 내가 좀 더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돈키호테>. 기사도 소설에 빠져버린 남자가 돈키호테라는 새로운 이름을 짓고 꿈에 그리던 기사가 되어 말도 안 되는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다치고, 터지고, 깨져도, 사람들이 미쳤다 손가락질해도, 그는 자신의 꿈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나는 ‘미치광이’라 불리는 그의 모습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진정 꿈에 ‘미쳐’있는 그런 열정적인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후에 세상에서 둘도 없는 진정한 기사로 인정받게 된다. 자신에게 그저 날카롭기 만한 그 세상을, 스스로 변화시킨 것이다.

 


책을 읽고 난 뒤의 지금, 다시 생각해본다. 나에게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간직해온 꿈이 있다. 하지만 내게 그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아니’. 아직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당당히 ‘그렇다’라고 대답하게 해줄 용기를 이 책을 읽으며 얻었다. 내 꿈은 돈키호테의 ‘기사’처럼 세상을 주목하게 할 만큼 그리 대단한 것도, 세상을 변화시킬 만큼 엄청난 것도 아니지만 내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깊이 바라고 있는 꿈이다. 난 그 꿈을 위해 언제까지나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