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소개

> 글나라소식 > 글나라 소식지
책이 좀 많습니다 (윤성근, 이매진, 2015)
제 47호 소식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군가의 집에 놀러가면 집구경하는 것보다 그 집에 있는 책구경하는 것을 더 좋아할 것이다. 이 사람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아니면 이 사람의 관심사는 어디에 있는지, 이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보는데 책장만큼이나 좋은 자료도 없다. 현실세계에서 그들의 서재를 보거나, 가상세계에서 그들의 서재를 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 책은, 책 좀 읽는 보통 사람들의 서재를 보여준다. 이들의 책장은 보여주기 위한 책장이 아니기에 화려하지 않다. 대신 자기만의 기준에 따라 책이 정리되어 있어서 어떤 책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찾아낼 수 있다. 집이 좁아 다른 곳에 책 둘 장소를 아예 마련해서 옮겨 놓은 이가 있는가하면, 침대 밑부터 상자에 차곡차곡 담아놓은 이도 있다.


"자기 신체 리듬에 책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들여놓으면 나중에 무슨 일을 하든지, 인문학 연구자가 아니라 몸을 쓰는 운동선수가 되더라도 거기서 직관의 능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집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많은 게 참 중요합니다. 연구자들이 고민해야 할 게 자기 집에 얼마나 많은 책을 쌓아두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도서관을 많이 지을 수 있게 하느냐라고 생각해요." (P.125)

 

"어릴 때 자연스럽게 책이랑 친해지지 않으면 어른이 돼서도 책 읽기가 쉽지 않죠. 무엇이든 관심 있는 분야부터 읽기 시작하면 그 책 본문에 나온 책이라든지, 참고 문헌이나 주석 같은 데 또 다른 책이 소개돼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런 책을 찾아서 읽으면 지금 읽는 책 다음에 어떤 책을 읽을지 쉽게 알 수 있어요."(p.213)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다. 하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책과 무작정 친하던 사람, 그런 환경이나 계기가 어릴 때부터 잘 갖춰진 사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어릴 때는 책을 거의 만나지 못하다가 나중에 그 매력에 끌려 깊이 빠진 사람이다." (p.222)


책을 그저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느냐, 그 책이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서재를 들여다보면서 나와 겹치는 부분을 발견하면 친근감이 들고, 나와는 동떨어진 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름 또 신선하게 읽었다. 더불어 함께 읽으면 좋을 책도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할 만하다.

 

독서지도사 임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