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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
제 102호 소식지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

 

  얼마 전 초등학교 은사님을 만났다. 우리가 오래 만나지 못했던 세월 동안 벌어졌던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또 웃음 지었다. 이 날을 계기로 잊고 지냈던 추억이 떠올랐다. 설레는 마음으로 초등학교 입학식을 손꼽아 기다리던

날들, 운동회에서 콩주머니를 던지며 환호성을 지르던 날, 친구들과 급식을 먹고 쪽지를 주고받으며 킥킥 웃던 

소소한 즐거움이 있던 나날들. 사회인이 되고부터 잊고 살았던 학교지만, 학교는 나에게 많은 추억과 기쁨을 준 

곳이었다.

 

  선생님도 빼놓을 수 없다.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이 흐른 뒤에도 내가 은사님을 찾아간 것을 보면 말이다. 많은 

선생님을 만났고, 배웠고, 또 사랑 받았다. 그 사랑 덕분에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꿈꿨을 정도로 선생님이 좋았다

하지만 요즘은 교실 풍경도 바뀌고, 거기에 비대면 교육이 일상이 되어버린 탓에 아이들이 얼굴을 맞대며 친구를 

만나고, 선생님과 유대를 맺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그들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러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선생님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코로나19 이후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지식전달자에서 

조력자, 협력자, 상담자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금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변화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선생님을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이라고 빗댄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이 비유를 듣는 순간 선생님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인지 새삼 깨달았다. 백지 상태의 아이들, 무엇이든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아이들을 키워 

미래를 일구어 내는 사람. 묵직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지만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빚어낼 수 있는 사람이 

선생님이다.

 

  한 아이가 성숙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함께하고 숨겨진 재능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과거와 미래의

선생님은 동일한 역할, 그러니까 학생의 미래를 어루만지고 발견하는 사람으로 존재할 것이다


독서지도사 강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