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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먼저 갖출까요?
제 57호 소식지

 

  하루가 멀다하고 자극적인 보도가 뉴스메인을 장식하고 있다. 하루는 순한 양의 탈을 쓰고 악마와 같은 짓을 한 사람 때문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또 하루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로에 이 사회가 이렇게도 병이 들었었나 하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을 도저히 감출 수가 없다. 어릴 때부터 우리가 학교에서 보고, 듣고, 배운 교육이 왜 이토록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 건지, 어디서부터 잘못 된 건지, 무엇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는지 등 휘몰아치는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요즘이다.
  배움과 실천의 괴리가 요즘처럼 크게 느껴진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뿐만이 아니라 성숙한 사람들이라 믿었던 성인들까지 믿음을 배신하니 도대체 뭘 잘못하였길래, 무엇 때문에 이 사태까지 온 건가 싶다. 2011년 대구 중학생 집단 괴롭힘 자살 사건 이후로 제대로 된 인성교육 부재의 심각성을 깨달았고, 이 외 다차원적인 상황들로 인해 2014년 인성교육진흥법이 발의, 2015년에 인성교육진흥법이 공포되었다. 사실 제 1차 교육과정부터 2015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는 지금까지 ‘인성교육’은 교육계의 관심사가 아닌 적이 없었다. ‘인성교육’이라는 단어가 나타나지 않았던 시기에도 ‘홍익인간’, ‘인간교육’, ‘전인교육’ 등으로 인성교육은 시행되고 있었다. 우리의 교육에서 ‘인성’이 중시되지 않았던 적은 없다.
  하지만 인성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뒷전으로 밀려 도덕, 생활지도 등으로 대체되어 버렸다.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더 인정받는 대학에 가기위해서는 성적이 워낙 중요하다보니, 공부만 잘하면 조금 부도덕한 행동을 하더라도 용인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지기도 하였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인성 좋은 사람보다는 어두운 면이 있더라도 실력이 출중한 사람을 더 인정하고 대우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에 따라 학생은 학생들대로 배운 것과는 다른 학교생활에, 성인은 성인들대로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다른 사회의 모습에 환멸감을 느꼈을 것이고, 어쩌면 그 순간부터 학생, 성인 구별할 것 없이 모두가 배운 것이 실생활에서는 아무 소용없다는 허탈함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주위 어른들께 보고, 듣고, 배운 것을 지키며 사는 것이 손해라고, 오히려 공식적으로 배운 것과는 반대되지만 암묵적으로 괜찮다고 인정하는 것을 행동하며 사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한다. 학교도 그리고 사회도 반성해야 한다. 지나치게 성적을 중요시 하고, 인성교육을 뒷전으로 미룬 것을, 실력이 있다고 하여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을 대우해주었던 것을, 더 나아가 배운 것을 삶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교육을 하지 못한 것을 말이다. 인성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하여 그 중요성을 외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지금 서 있는 자리를 크게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앎과 행을 일치할 수 있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와 더불어 인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삶이 인간답고 바람직한지,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으며, 무엇을 바로잡아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지금과 같은 똑같은 상황을 겪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우리에게 또 한번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독서지도사 강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