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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야한다
제 56호 소식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기대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는 지금 우리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물결에 휩쓸려가지 않을 방법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다가올 미래에는 로봇, 인공지능이 단순 업무를 도맡아 할 것이고, 인간인 우리는 그들이 하지 못하는 그 이상의 것을 해내어야 한다.

 

   AI는 하지 못하고 인간은 할 수 있는 것. 그것은 생각하는 능력, 창의적인 기지 발휘, 협동하는 능력이다. 이 세 가지 중 ‘생각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보자.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18년 올해 초, 중, 고등학교 국어교실에는 작지만 큰 변화가 생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시행되면서 수업시간에 한 작품의 일부만을 읽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책 한 권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된다. 이 말은 수업에서 지은이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낱말 하나를 분석하고, 문장 한 줄에 숨어있는 복선을 찾아내는 훈련의 비중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작품의 중요한 부분만 읽고 주제나 중심내용만 파악하는 것으로는, 작품의 이해는 물론이고 그 책을 재해석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온전히 느끼게 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책 한 권을 오롯이 읽어냈을 때는 일부만 읽었을 때와 다르게 배경을 이해하고, 등장인물의 특성도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사건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따라서 책을 읽고 난 학생들이 느끼는 시사점, 느낀 점, 생각거리는 더 다양해질 수 있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때 훨씬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갈 수 있다.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독서, 논술 수업이 성행하고 있지만, 책 한 권을 제대로 읽고 대화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사고력을 향상할 수 있다. 앞으로의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사고하는 능력이라면 독서와 토론을 통해 생각하고, 의견을 나누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하지만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대한 걱정의 시선도 존재한다. 변화가 일어나는 듯하지만, 실상은 기존의 수업을 그대로 답습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하는 걱정과 어떤 책을 골라서 읽게 할 것인지 혼란스러워 걱정하는 교사도 있다. 교실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려면 학생의 흥미도, 수업과의 연관성 등 책 선정 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도 다양하고 선정 기준이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책을 고르고 선정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이 역할수행을 위해 교사와 학부모는 더 적합한 책을 선정하기 위해 공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한 학기에 한 권이 작아 보이긴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 학기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책이다. 결코 소홀하게 보아선 안 되는 이유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대한 이런저런 긍정과 부정의 목소리가 존재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찬성표를 던지고 싶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는 것 같다. 학창시절을 지나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 자녀를 양육하고, 삶을 꾸려가면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조금이라도 더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자신의 삶을 능동적, 주체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체를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하지만 정답만을 찾는 교육, 주입식 교육만으로는 안목을 기르기 어렵다. 시행 초기라 다소 혼란을 겪겠지만 첫술에 배부르랴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당장은 조급하지만 조금만 더 인내하는 마음을 갖고 아이들을 기다려 주는 것도 부모가 그리고 교사가 해야 할 일이다. 아이들이 생각의 날개를 달고 자유로이 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독서지도사 강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