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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제 49호 소식지

이금이의하룻밤’(사계절)에서는 책 속 주인공이 할아버지와의 특별하고도 소중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할아버지의 모든 손자, 손녀들은 10살이 되는 해에 할아버지와 단 둘이 밤낚시를 간다.

하지만 주인공은 8살 때 할아버지와의 밤낚시를 가게 되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고요히 흘러가는 강물소리, 조용히 반짝이는 반딧불 사이에서

주인공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용궁에 다녀온 낚시꾼 이야기를 들으며 밤을 보낸다.

 

그리고 그날 밤 주인공은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처럼 용궁에 가게 된다.

거기서 세 가지 소원을 이룰 기회를 가진 주인공은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을 도와준 공주를 구하고, 마지막으로 초록색 하트 보석을 가지는데 소원을 쓴다.

그 다음 날 주인공은 할아버지께 자신이 용궁에 다녀 온 이야기를 전하고

할아버지의 얼굴에 어렴풋이 떠오르는 미소를 보고 그 낚시꾼이 할아버지였음을 알게 된다.

 

                            

다른 손녀, 손자들과는 달리 주인공은 왜 8살에 할아버지와 밤낚시를 떠났을까?

그것은 할아버지의 건강이 점자 악화되어 주인공이 10살이 되기까지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밤낚시를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주인공은 용궁에서 가져온,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초록색 하트 보석을 할아버지 곁에 묻는다.

장성한 주인공은 이제 그 당시 주인공 나이만한 아들과 딸이 있고 이 이야기를 자녀에게 들려주며 할아버지를 회상한다.  
 
요즘 어린이 중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따뜻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핵가족화는 점점 더 진행되고, 과거 대가족 시대에 느끼던 정, 사랑, 온기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또는 자식들의 필요에 의해 함께 사는 조부모들도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음을 자주 느끼고 있다.

그런가하면, 자식에게 버림받는 노인과 학대받는 노인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자신의 부모를 홀대하는 부모를 보고 그들의 자식이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

자녀 교육을 위해서는 온갖 힘든 일, 수고스러운 일을 마다하지 않는 부모이지만,

정작 하늘만큼 큰 사랑을 주신 부모님께는 그 은혜를 보답하기는커녕 등 돌리기 바쁜 현대 사회의 부모를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할까.

 

이금이의 ‘하룻밤’을 읽다가 한번 흘러간 시간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떠올려본다.

가정이 건강하면 사회도 건강해진다.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하루가 되길...

 

 

독서지도사 강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