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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제 44호 소식지

이런 저런 일로 울상인 출판계에 새해부터 또하나의 악재가 겹쳤다. 대형 도매서적의 부도로 타격을 입은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도서정가제 탓에 책 판매가 줄어서 그렇다고도 하고, 서점 공급률때문이라고도 한다. 이런 이유들은 출판 외적인 부분이 아닐까?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일까? 책을 사지 않는 것일까?

 

책 읽는 사람 주변에는 책 읽는 사람만 있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주변에는 게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주변엔 영화를 좋아하고 자주 보는 사람이 있다. 출판계가 위와 같은 이유를 대는 것은 책을 파는 사람의 입장이다. 출판계도 엄연한 기업인데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책을 읽는 사람, 읽지 않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고, 책을 사는 사람, 사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책을 사는 사람은 그 책이 소장 가치가 있어야 한다. 또는 책을 훼손하면서 읽어야 하는 버릇 때문에 구입하기도 한다. 그냥 후루룩 훑고 덮을 책은 사지 않는다는 말이다.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작은 책이라면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지만, 두꺼운 하드커버에 무거운 책이라면 과감히 포기하고 휴대전화로 눈을 돌리게 된다. 독자들이 책을 구입하려면 그만큼의 이유가 있어야한다. 그런 책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한번 쯤 고민했으면 한다.

 

책을 사거나, 사지는 않지만 읽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통계에 의하면 책을 사는 사람은 줄었지만, 책을 사는 사람들 중 읽는 양이 늘어난 사람은 더 많다고 한다. 독서 또한 그 편차가 심해지고 있다는 말이다. 다니엘 페낙의 '소설처럼'이라는 책은, 읽기의 즐거움, 순수한 독서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교육을 위해 읽어주고 학습을 위해 읽는 것이 아닐 때 독서의 진정한 즐거움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독자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학생들이 사회에 나와 손에서 책을 놓아버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 아는 이야기지만 한번 더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