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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글나라독서감상문대회 청소년부 우수상_카프카의 변신
제 91호 소식지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
진*원



주인공 그레고르는 가정의 경제를 받치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런데 어느날 아침에 자신이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있음을 발견한
다. 그는 직장을 잃고, 가족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일을 시작한다. 가족들은 그를 보살피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그의 흉측한
모습과 점점 행동마저 벌레가 되어가는 모습으로 결국을 그를 보기를 꺼려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된다. 마지막 장면에선 
그의 가족들이 그는 더이상 그레고르가 아니라며 합리화하곤 그의 사체를 집에 두고 떠나며 홀가분해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사실 나는 그레고르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는 해피앤딩이 당연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의미로 여운이 더 
컸던 것 같다.

‘후일 그레고르가 돈을 많이 벌어, 온식구의 낭비를 감당할 수 있었고 실제로 감당하기도 했건만 말이다. 사람들은 익숙해졌던 
것이다. 식구들이나 그레고르 역시도, 식구들은 돈을 감사하게 받았고, 그는 기꺼이 가져다주었으나, 특별한 따뜻함은 더 이상
우러나지 않았다.’ 이 부분은 가족들이 그레고르의 노력을, 부양을 당연시하는 모습이 나타난 부분이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라지만 우리에게는 절대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다. 무언가를 
당연히 여기지 않고 깨어있는 삶을 산다는 건 어렵지만 그만큼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익숙하지 않음, 부적응 등에서 발명과 발전 
역시도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을 처음 읽고 끝마쳤을 땐 무슨 내용인지 정말 감이 잡히지 않았다. 사실은 나도 그의 가족들이 이해가 갔다. 그의 모습은 
정말 징그러웠을 것이기 때문에. 만약 나였다면 어땠을까? 만약 내 가족이었다면?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도 슬펐을 것 같다. 
벌레가 되어 대화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세상에 없는 것과 다름 없으니까. 나도 사실 그레고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였다면 절대 버리고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가족들을 이렇게 만든 것은 돈일까, 사랑이 부족해서일까? 
혹은 그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믿음과 그가 해충인 현실 사이에서 오는 인지부조화 때문일까? 그레고르의 생각을 보면 자신이 
돈을 벌어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것과, 가족들이 그레고르의 경제능력에 꽤 의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아버지가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과거의 가난한 시골의 한 가정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현대인 혹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이 소설의 주제를 ‘일과 가족, 사랑의 균형’이라고 생각한다. 그레고르는 가족을 위한 것이 자신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평생을 일에 바치며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해충이 된 그는 그것을 부정 받는다.

나 역시도 그렇다. 나에게는 집중력이 부족해서 한 번 집중한다는 것은 나에게 매우 소중한 것이다. 그러나 집중을 가족들의 
말소리나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때문에 집중을 방해받곤 했다. 이에 나는 짜증을 내며 집중을 깨지 말아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러한 것 때문에 서운한 일이 생기게 되었다. 어느 날 가족들은 나에게 저녁을 먹으러 나오라고 부르지 않았다. 내가 저번에 
집중하느라 저녁 먹으라는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겪고, 만약 내가 이러한 행동을 계속한다면 
그레고르와 같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고치기가 어려웠다. 나는 내가 만든 틀에 얽매이며 
힘든 삶을 자초하여 살아가고 있던 것이다. 그레고르가 돈을 벌어오는 자신이 아니면 가족들이 삶을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것처럼. 스스로가 그러한 역할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나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구체적으로 여유롭게 살아가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예전에 아빠가 왜 좋아?라고 묻는 오래된 만화를 본 기억이 난다. 처음에 그 만화를 읽으며 나는 아빠가 좋은 이유를
생각해보려고 했으나 잘 떠오르지 않아 자책을 했었다. 하지만 만화의 뒷부분에는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아빠가 놀아주기 때문에
, 먹을 것을 주고 키워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라면 그렇지 못하는 아빠는 사랑하지 않을 거니?”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어린 시절에
사랑이 무엇인지 처음 접해본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족도, 친구도 나름의 장점과 처음 끌렸던 점은 있겠지만 그게 그 친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니다.(좋아하게 된 이유가 될지는 몰라도.) 그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어떠한 계획적 의도만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정이라는 것이 있다. 공부와 다르게, 사람은 계획을 가지고 사귀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가 더 소중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