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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부 최우수상 / 입에서 나오는 별-《말의 품격》을 읽고
제 55호 소식지

   입에서 나오는 별-《말의 품격》을 읽고

                                                            한경동(춘천 소양중학교 1학년)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분명 내가 구사

  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그 동안 나의 말을 한 번씩 돌아보게 만들고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움과 뿌듯함이 동시에 교차한 인상

  깊은 책이었다. 책을 한 장, 한 장, 펼칠 때 마다 숲길을 산책하고, 바다의 풍경을 지긋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들은 굉장히 많은 말을 하고 산다. 하지만 말 한마디에 소중함을 느끼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

  책은 그런 점을 부드럽지만 강력하게 주목했다. 우리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중요시 하지 ‘침묵’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 점이 신선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을 능력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침묵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침묵하면서 듣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이다.

  ‘말의 품격’을 주제로 다양한 사례와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 가는 것이 많아 놀랐다. 나를 부끄럽게 하는 대목도 있었다. 뭔가 자기 성찰을 일으키는 느낌이여서 지금까지의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수도 없이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똑같은 내용이지만 읽을 때마다 나에게 다른 감정을 선보였다.

  경청. 그저 단순히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큰 오산이었다. 경청은 나의 귀와 마음을 말을 하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그저 잘 들어주면 그것이 경청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까지 나는 잘 경청하지 못했다. 그저 잘 들어주는 시늉만 한 것이다. 상대방은 나의 입이 아닌 귀를 원한다는 대목은 무척이나 당연했지만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내 옆에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의 귀를 그 사람에게 집중하고, 그 사람과 진심으로 소통해야겠다는 다짐이 선다.

  ‘뒷말’에 대해서는 할 얘기도 많고 지금 우리에게 가장 공감 가는 것이다. 가장 신기한 것은 뒷말을 하면 뒷말 당한 사람에게도 반드시 흘러들어간다는 것이다. 뒷말은 다른 사람에 대해 고의적으로 거짓된 얘기나 부풀린 얘기, 그리고 욕을 포함한 안 좋은 얘기를 한 것을 뒷말이다. 만약 자신에게 뒷말을 전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들어주지 말고 지적을 하는 것도 결국에는 모두가 불편한 관계를 만들지 않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지적은 따뜻한 말에서 태어나는 차가운 말이다.”

  흔히 사람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것을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에게 친해지게 이어달라는 둥 부탁을 해대는 경우가 있다. 세상에 이리 난감한 경우가 있을까. 좋은 사람이면 모를까, 자신이 보기에 인격이 부족한 사람이면 더욱 난감하다. 물론 이런 일에 면역력이 있는 사람은 그냥 넘기거나 아니면 친해지게 도와주거나 하겠지만. 이 책은 관계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쌓아야만 친하고 싶은 마음이 통해 긴 인연이 이어지는 것이다. 조금만 용기를 내보면 가능하다. 실패하면 뭐 어떤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관계는 쌓이면 쌓일수록 더 길고 소중한 인연이 된다.

  말의 품격, 나의 인격, 모습을 결정하는 가장 소중한 부분. 인향을 나타내는 말. 내가 구사하는 말은 나의 품격을 나타낸다. 간결하고 담백한 이야기로 숲길을 걷듯이 아련하고 편한 느낌을 준 이 책은 굉장히 특별하고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내가 쓰고 있는 이 글이 나의 품격을 결정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 글자 한 글자에 나의 마음과 생각, 정성을 담아 쓴다. 나의 품격은 내가 만들어 간다. 그렇기에 더 소중하고 잘못하면 더 후회스러울 것이다. 말은 하나의 별 같다. 이 책을 읽고 난 후부터 그랬다. 별은 더 빛날수록 아름답다. 말은 내 입에서 나오는 별이다. 아주 소중한, 그래서 더 빛나야 하는. 모이고 모여 하늘을 풍요롭게 수놓게 될 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