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소개

> 글나라소식 > 글나라 소식지
감정조절자(김인자, 헥소미아)
제 85호 소식지


감정 조절자가 되라는 말은 위선을 떨라는 말도 아니고, 거짓의 가면을 쓰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무조건, 꾹꾹 누르며 참기만 하라는 것도 결코 아니다. 일정 기간의 시간은 소요되겠지만 자기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자는 데 초점이 있다. 이성의 뇌를 가동시키는 법과 그래서 점차적으로 나쁜 감정으로 흘러가던 감정 회로의 자동 벨트 컨베이어를 점차적으로 멈추고, 좋은 감정으로 먼저 돌아가도록, 좋은 감정이 먼저 자동화되도록 선회하는 연습을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감정 조절자의 참의미가 되겠다. (p.170)
코로나를 빼고는 대화 나눌 일이 거의 없는 요즘이다. 코로나 전과 후는 분명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격리와 비대면, 그리고 거리두기에 따른 정신적 공허함이 더 커지고 있다. 마스크 쓰기를 두고 별 것 아닌 일로 싸움을 하고 감정을 쏟아내는가 하면, 발산하지 못한 에너지가 화가 되어 폭발하기도 한다. 

감정조절자는 40년간 의식과 마음의 문제를 탐구해 온 저자가 자신의 실천과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감정 해설서다. 감정이 만들어지고 움직여지는 원리와 늘 편안하고 좋은 감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할 이론과 실천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특히 감정에 관한 다양하고 신선한 시각을 담고 있어 눈에 띄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저자가 ‘감정질량불변의 법칙’이라 명명한 감정의 작용 법칙이다. 

‘감정질량불편의 법칙’은 감정의 총량은 달라지지 않고 그 내용의 분포만 달라진다는 법칙인데, 예를 들어 우리 감정의 총량이 1000g이라면, 1000g이라는 전체 감정의 질량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기쁨과 행복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슬픔과 불행의 감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다는 이론이다. 이 법칙대로라면 건강한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늘 좋은 감정으로 마음을 가득 채워, 부정적인 감정이 스며들 틈을 만들지 않는 것이 된다. 저자 역시 이 원리에 바탕해 편안하고 긍정적인 감정의 질량을 키워갈 수 있는 다양한 실천법을 제안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감정조절자’는 다채로운 저자만의 시선을 펼쳐내고 있는데, 그간 마음과 감정에 관한 독서를 꾸준히 해 온 분이라면 이런 차이를 토대로 감정에 관해 조금 더 깊은 사색과 통찰을 얻을 수 있어 흥미로울 것이다. 마음의 문제에 깊이 천착해 온 저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