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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는 건 멋진거야 (아나카 해리스, 아름다운사람들, 2018)
제 61호 소식지


과학그림책이다. 과학적 지식을 서정적인 글과 그림으로, 혹은 자연스러운 대화체 형식으로 그린 그림책이다. 유아용으로 이런 그림책이 나오는 것 같은데, 보통은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초등학생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들과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주제가 되곤 한다. 


에바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는 달때문에 에바는 달을 찾아보는 걸 좋아한다. "달이 어떻게 우리를 따라다니는걸까?" 엄마가 질문하였지만 에바는 도무지 답을 알 수 없다. 엄마는 "잘 모르겠다고 해도 괜찮단다. 무언가를 잘 모르면, 그때가 바로 궁금해할 기회야."라고 말한다. 


이 그림책은 잘 모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모른다는 것을 아는 순간 우리는 궁금해진다. 에바는 달이 왜 우리 가까이에 있는지 궁금해한다. 엄마는 중력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다시 에바는 중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궁금하다.  아이의 질문은 때로는 우리의 영역을 벗어나기도 한다. 어떨 때는 나조차도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것을 묻기도 하고, 어떨 때는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 물을 때도 있다. 또 때로는 아무도 모르는 무엇에 대해 물을 때도 있다.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알고 싶고 궁금해진다.


달은 다시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변한다. 에바는 아이는 변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하다 그 모든 것들이 여기에 있기 전에 여기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궁금함을 풀기 위해 우리는 상상을 하고, 또 그 상상이 때로는 사실이 되기도 하고 또다른 질문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렇게 새로운 질문은 계속 된다. 


아이와 엄마의 대화를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모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된다. 애초에 모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질문은 시작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우리는 생각을 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하고, 그리고 사실과 현상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을 몰랐더라면 궁궁금증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궁금해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우리는 또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수많은 질문을 받게 된다. 도대체 저런 질문은 어떻게 하는거지 싶을만큼 당황스러운 질문도 많다. 세상에 나와서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이 아무렇지도 않았던 그 시절에는 우리도 그들만큼 질문을 쏟아내었을 것이다.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야말로 이 모든 것의 시작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