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소개

> 글나라소식 > 글나라 소식지
온라인에서 같이 책 읽을까요?
제 90호 소식지
온라인에서 같이 책 읽을까요?

  올해 내 얼굴이 쏟아져 내리는 햇빛을 제대로 본 날이 얼마나 될까.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공기로 숨을 쉬고 다시 내뱉으며 
지낸 시간이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리고 1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누리던 것들이 
더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되었고, 생활환경, 업무방식, 여가를 보내는 방법 등 모든 것이 급변했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던 것들이 비대면으로 대체되고 있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혹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한자리에 모여 책을 읽고 토의, 토론을 했다면 
이제는 온라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무대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경했을 뿐 달라진 것은 없다. 여전히 책과 
사람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 끊임없이 서로의 생각이 흐른다.
 
  온라인 모임이라 하여 피상적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프라인 모임이라 해서 끈끈한 유대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각각의 장단점을 두루 섞어 온라인 모임과 오프라인 모임을 병행하면 좋겠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온라인 모임을 통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장점에 집중하여 독서 모임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평소 얼굴을 맞대고 솔직한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 어려웠다면, 익명을 빌려 자유롭게 나의 의견을 표현해보아도 좋다. 
예를 들자면 화상 연결 프로그램이 아닌 댓글로 의견을 나누는 독서 모임에 참가해보는 것이다. 또는 나와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들, 실상에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모인 독서 모임에 참여하여 입이 떡 벌어질만한 신선한 충격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평소 읽고 싶은 책만 읽고, 사고의 방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자극은 
세상을 보는 지평을 또 한 뼘 넓혀 줄테니 말이다.

  한 권의 책을 여러 사람과 함께 읽으면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을 볼 수 있다. 이는 책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더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혼자 책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그저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을 타인의 
시각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형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소통한다는 행위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