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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제 59호 소식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독서지도사 강희진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는 것만큼 억울한 일이 또 있을까.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정작 희생되는 사람은 힘없고 죄 없는 약자들이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로 유명한 이솝우화에는 ‘개미에게 물린 남자와 헤르메스’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루는 배가 사람들을 태운 채로 가라앉았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보고 신들의 판결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불경한 한 사람 때문에 죄 없는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이다. 그가 서 있던 곳에는 개미들이 많았는데,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는 그중 한 마리에게 물렸다. 그는 한 마리에게 물렸는데도 개미들을 모조리 밟아 죽였다. 그러자 헤르메스가 나타나 지팡이로 그를 치며 말했다. “너는 지금 그러고도 네가 개미들을 심판하듯 신들이 인간들을 심판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냐?”

 

  신은 인간을 심판하기 위해 범선 한 척에 있는 모든 승객들을 수장시켰다. 인간도 그 자리에 있는 개미 모두를 짓뭉개 버렸다. 죄를 지은 생명체를 벌하기 위해 수많은 생명체가 동시에 희생되었다. 이를 타당한 처사라 볼 수 있을까?

 

  얼마 전 미국과 유럽이 시리아를 공습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끔찍한 화학무기 사용도 해당된다. 소리 없는 살인무기인 화학무기는 내전을 피해 숨어 지내던 평범한 사람들의 목숨을 또 다시 앗아갔다. 2010년 아랍의 봄에서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2018년인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2010년에 한 아이가 태어났다면 그 아이는 자그마치 8년 동안, 평생을 전쟁이라는 암흑구덩이 속에서 자란 것이다. 한창 엄마아빠의 사랑을 받고 응석부릴 나이인 아이들은 혈혈단신 외로운 삶을 살거나, 끔찍한 전쟁의 잔상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아이들은 누릴 수 없다.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행운은 그 시간,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 것, 그 뿐이다. 부모도 마찬가지다. 아니 모든 인간이 마찬가지다. 그들의 빼앗긴 시간을 상처받은 마음을 누가, 어떻게 보상해줄 것인가. 흘러간 시간을 붙잡아 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말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더니, 머나먼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사는 전쟁과 민간인 희생을 떼어놓고는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전쟁과 희생으로 점철되어있다. 누군가의 욕심 때문에 힘없는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그들은 소중한 삶을,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가족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만약 욕심 부린 자들이 그들이 행했던 것을 똑같이 되풀이하여 받게 된다면 그때도 지금과 같이 행동할 수 있을까. 지금처럼 욕심 부리고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까. 더 이상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지 않기를, 누구나 행복하고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세상에 당연한 희생은 없으며, 그 누구의 희생도 당연시 되어선 안 된다. 또 다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